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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제품 설명을 보면 "ISO 14855 시험 완료", "EN 13432 인증" 같은 문구가 자주 등장합니다. 둘 다 생분해와 관련된 기준이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역할이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는 '어떻게 재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무엇을 통과해야 하는가'예요. 오늘은 두 기준의 차이를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한 줄 요약
| 구분 | ISO 14855 | EN 13432 |
|---|---|---|
| 성격 | 시험 방법 | 요건(합격 기준) 표준 |
| 질문 | "생분해가 몇 % 됐나?" | "퇴비화 가능 포장재라고 할 수 있나?" |
| 확인하는 것 | 생분해율 하나 | 성분, 생분해, 붕괴, 생태독성 4가지 |
| 대상 | 플라스틱 소재 | 포장재 |
| 만든 곳 | 국제표준화기구(ISO) | 유럽표준화위원회(CEN) |
비유하자면 ISO 14855는 줄자, EN 13432는 키 제한이 적힌 놀이기구 안내판입니다. 줄자로 키를 재야 안내판 기준을 통과했는지 알 수 있듯이, EN 13432의 생분해 요건을 확인할 때 ISO 14855 같은 시험 방법을 사용합니다.
2. ISO 14855: 생분해율을 재는 방법
ISO 14855는 퇴비화 조건에서 플라스틱이 얼마나 생분해되는지 측정하는 시험 방법입니다.
- 58℃ 안팎의 고온, 숙성 퇴비, 충분한 산소 조건에서 진행
- 플라스틱 속 탄소가 CO₂로 바뀐 양을 측정
- 결과는 "○○일 동안 ○○% 생분해"라는 숫자로 나옴
중요한 건 ISO 14855는 숫자만 알려줄 뿐, 합격·불합격을 정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측정 원리와 계산법은 [PLA 생분해율은 어떻게 측정할까?]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3. EN 13432: 퇴비화 가능 포장재의 합격 기준
EN 13432는 유럽에서 "이 포장재는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하려면 갖춰야 할 요건을 정한 표준입니다. 생분해율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네 가지 요건을 모두 통과해야 해요.
| 요건 | 기준 | 왜 필요할까? |
|---|---|---|
| ① 성분 | 유기물(휘발성 고형분) 50% 이상, 중금속·유해물질 기준치 이하 | 퇴비에 해로운 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
| ② 생분해 | 최대 6개월 안에 90% 이상 생분해 (기준물질 대비 가능) | 미생물이 실제로 분해하는지 확인 |
| ③ 붕괴 | 12주 퇴비화 후 2mm보다 큰 조각이 10% 이하 | 퇴비 속에 플라스틱 조각이 남지 않도록 |
| ④ 생태독성 | 완성된 퇴비가 식물 생장에 악영향 없음 | 퇴비를 실제로 쓸 수 있는지 확인 |
② 생분해 요건을 확인할 때 ISO 14855 같은 시험 방법이 쓰이는 거예요.
4. 중금속 기준은 얼마나 엄격할까?
EN 13432는 포장재에 들어 있는 중금속 양에도 상한을 둡니다. 일부만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원소 | 상한 (mg/kg, 건조 시료 기준) |
|---|---|
| 아연 | 150 |
| 구리 | 50 |
| 납 | 50 |
| 크롬 | 50 |
| 니켈 | 25 |
| 카드뮴 | 0.5 |
| 수은 | 0.5 |
퇴비는 결국 흙으로 돌아가 농작물을 키우는 데 쓰이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의 중금속도 엄격하게 관리하는 거예요.

5. 비슷한 표준들 한눈에 보기
| 표준 | 지역 | 대상 |
|---|---|---|
| EN 13432 | 유럽 | 포장재의 산업 퇴비화 |
| EN 14995 | 유럽 | 포장재 외 플라스틱 (요건은 EN 13432와 동일) |
| ISO 17088 | 국제 | EN 13432에 해당하는 국제 표준 |
| ASTM D6400 | 미국 | EN 13432와 비슷한 산업 퇴비화 기준 |
유럽에서 흔히 보이는 새싹(Seedling) 마크나 OK compost INDUSTRIAL 마크는 이런 요건을 바탕으로 한 인증이에요.
6. 꼭 알아야 할 주의점
① EN 13432는 '가정 퇴비화'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N 13432는 고온의 산업용 퇴비화 시설을 기준으로 합니다. 집 마당 퇴비통처럼 온도가 낮은 환경에는 적용되지 않아요. 가정 퇴비화는 별도의 인증 기준이 있습니다.
② 'ISO 14855 시험 완료' ≠ '퇴비화 가능 인증'
ISO 14855 결과만 있다면 생분해율 한 가지만 확인된 상태입니다. 붕괴, 성분, 생태독성까지 통과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숫자가 몇 %였는지, 며칠 동안 시험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③ 인증이 있어도 버리는 곳이 중요합니다
국내에는 PLA 같은 생분해 플라스틱을 따로 모아 퇴비화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인증 제품이라도 현재는 종량제봉투로 버리는 것이 기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PLA 컵 분리배출 방법] 글을 참고하세요.

7. 자주 묻는 질문
Q. 제품에 'EN 13432 기준 충족'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믿어도 되나요?
A. 인증 기관의 인증 마크나 인증 번호가 함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준 충족'은 자체 주장일 수도 있어요.
Q. 왜 생분해율만으로는 부족한가요?
A. 생분해율이 높아도 큰 조각으로 남아 있으면 퇴비 품질이 떨어지고, 중금속이 들어 있으면 흙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N 13432는 네 가지를 모두 봅니다.
Q. PLA는 EN 13432를 통과할 수 있나요?
A. PLA 원료와 제품 중에는 이 기준으로 인증받은 것들이 있습니다. 다만 두께, 첨가제, 다른 소재와의 혼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제품별 인증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8. 정리
- ISO 14855는 생분해율을 재는 시험 방법이다
- EN 13432는 퇴비화 가능 포장재의 합격 기준이다
- EN 13432는 성분, 생분해, 붕괴, 생태독성 네 가지를 모두 요구한다
- EN 13432는 산업용 퇴비화 기준이며, 가정 퇴비화를 보장하지 않는다
- 인증 마크와 인증 번호를 확인하고, 실제 버리는 방법은 국내 기준을 따른다
'생분해'라는 단어 뒤에 어떤 기준, 어떤 조건이 숨어 있는지 알면 제품 정보를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요.
📚 참고 자료
- ISO 14855-1:2012, 퇴비화 조건에서 플라스틱의 호기성 최종 생분해도 측정
- EN 13432:2000, 퇴비화 및 생분해로 회수 가능한 포장재 요구사항
- TÜV AUSTRIA, OK compost 및 관련 표준 비교 자료 (Information Document 411, 415)
- British Plastics Federation, Standards for Compost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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