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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현재 적응하고 있는 시스템에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면 우선 불안을 느낀다. 왜냐면 자신이 이미 적응하고 있는 시스템에 누군가가 들어와 현재의 안정성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성들에게는 고유하게 자리 잡은 '이상적 이미지'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벗어나는 생각이나 행동에는 거부반응을 보인다. 이와쓰키 겐지는 <남자는 왜 여자를 바로라고 생각할까?>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은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서 이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맛있는 피자 이미지나 다정한 여자의 이미지, 자상한 남자의 이미지 등이다. 여자의 가슴속에 이미지가 형성되어 일단 그것이 적중되기 시작하면 좀처럼 그 이미지를 변경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자가 완고하고 보수적으로 보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고집스럽게 그 이미지를 유지한다. 자기가 구축한 이비지가 가장 좋은 것이 아니더라도 변경하지 않는다. 여성이 이렇게 고착된 이미지를 정하고 그것에 맞추려 하다 보니 여럿이서 논쟁을 벌일 때는 그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 쉽지가 않다 "여자는 이래야 해" 혹은 "신혼집은 이런 모습이어야 해"라고 기준을 이미 정해 놓은 여성에게 다른 여성이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면 우선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새로운 의견이 여성들에게 동의를 얻으려면 그 아이디어 제공자가 상당히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호감도가 아주 높은 상태여야 한다. 만약 나와 비슷한 여성이 비판적인 생각을 내놓으면 묵살하거나 공격하는 것이 쉬워진다. 왜냐하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에 동의를 하는데 그 여성만 딴지를 걸기 때문에 숫자적인 면에서 당신에게 아무런 힘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논쟁에서 지느냐 이기느냐가 아니다. 여성 간 관계에서 당신이 타인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피해가 없더라도 감정적으로 거리를 둔다. 여성은 정서적으로 뭉치지 않으면 가까운 사이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의실에서 열띤 논쟁을 벌이고 나와서도 서로 어울려 술 마시는 남성들과 달리 회의실서 의견이 갈린 여성들은 밖으로 나와서도 데면데면해진다. 의견 차이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 조직에서 잘 지내는 여성들은 불필요한 논쟁거리를 피해 간다.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굳이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노출시킬 필요가 없다. 주로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어느 콜센터에서 새로운 의견을 내놓던 김나영 팀장의 말이다.

" 어떤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면 여성들은 그 의견의 타당성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먼저 살핍니다. 그리고 나면 그 의견을 누가 냈는지 살펴보죠. 좋게 말하면 여성은 주변환경을 분석하는 능력이 있구요. 나쁘게 말하면 눈치부터 본다고 해야죠. 결국 여성 조직에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려면 말하는 사람이 상당한 카리스마와 내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남녀를 불문하고 말의 내용보다 말하는 사람의 힘에 대해 더 비중을 두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여성은 그에 대한 의존성이 더 큰 편이다. 왜냐면 자신이 속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힘이 있는 사람이 상황을 끌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 여성들이 당신을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이나 생소한 주장은 가급적 피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논쟁의 요소가 될만한 것들을 몇 개로 쪼개서 단계적으로 접근해 가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중차대한 사안이 아니라면 굳이 논쟁 거리가 될 수 있는 화제를 가지고 올 필요가 없다. 중요하지도 않은 논쟁에 휘말려 관계를 망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주위의 여성들과 생각이 다를 때는 "그래?"하고 넘어가며 내 행동에 초점을 맞춰라. 굳이 주위 사람들의 동조를 받으려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가중될 수 있다. 요즘엔 여성이 강력하게 호감을 느끼는 여성을 가리켜 걸 크러시라고 하는데 이런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데다 닮고 싶은 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 그리고 센스와 지성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정도의 여성들은 자신의 안목을 믿고 남과는 다른 패턴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여성들이다. 만약 그녀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주위 여성들과 논쟁을 하면서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면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반대에 기가 꺾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상대 여성과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다. 내가 원하는 곳까지 가기 위하여 논쟁을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서 스스로 결과를 얻어라. 어떤 것들은 다른 여성들과 논쟁하고 다투다가 그 의미가 퇴색해버리는 것들도 많다. 당신이 확고한 자신만의 스타일로 걸 크러시가 되면 그때부터는 아예 논쟁 자체가 없어진다.

조직에서도 상대방과 이견이 생길 때는 먼저 현재 이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라. 중대 사안이 아니라면 굳이 상대와 언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가장 핵심은 당신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겪는 많은 갈등이 세월 지나면 하찮은 것이 되기도 하는데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말싸움에서 이겨야 하는지를 고민하라. 만약 당신이 고정관념을 가진 여성과 대화하면서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고 느끼면 조용히 대화를 피하면 된다. 더불어 상대가 생각하기 힘든 주제는 아예 꺼내지를 않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사소한 것까지 공유하려다 오히려 더 갈등을 부추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여성은 민감하기 때문에 상대의 불만과 불평을 자신에게 대입시켜 듣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뉴스에 나온 A라는 회사의 부정부패에 대해서 말하면 그 회사의 다녔던 여성은 그 말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본능적으로 촉이 발달되어 있기에 상대방의 의도와 감정을 확대해석하기도 한다. 여성은 논쟁의 주제가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그 말이 옳더라도 강력히 반대한다. 논쟁의 내용보다 관계가 우선인 여성은 상대가 밉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용이 아무리 옳더라도 동의하지 않거나 공격할 태도가 되는 것이다. 보통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여성들이 아무 악의 없이 논쟁거리를 가져 오지만 이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은 그것을 공격으로 인식한 다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만약 불가피하게 논쟁거리를 가져왔다면 그때는 확신을 가지고 말하라. 무섭게 말하라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말투이지만 명료하고 거침없이 말해야 한다. 여성은 또 강렬한 기운이 느껴지는 말에도 압도당하는 특성이 있다. 당신이 흔들리는 순간 상대 여성은 기가 막히게 그 상황을 읽고 반대 의견을 들고 나온다. 결국 내 안의 에너지도 상대를 설득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여성이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도 섬세함과 센스를 필요로 한다. 남자가 여자를 만나서 가급적 축구 이야기와 군대 이야기는 삼가야 하는 것처럼 여자는 여자를 만나서 괜히 신경이 예민해지는 논쟁거리를 꺼내는 실수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꼭 필요한 논쟁이라면 확신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 지금 당신 앞의 여성과 논쟁이 시작되려 할 때 그녀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며 생각하라. 내가 지금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할까 아니면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할까? 그다음은 당신의 생각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